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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이현우(로쟈), 책에 빠져 죽지 않기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미야자키 하야오가 생각하는 어린이문학의 의미란 무엇인가. 흥미로운 정의를 내리는데, 그에 따르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라고 인간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문학과는 달리 어린이문학은 "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는 응원을 보내는 문학이다.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태도는 '다시 해볼 수 있다'는 긍정이다. "아이들에게 절망을 말하지 마라"라는 뜻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평소에는 허무주의나 염세주의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일지라도 아이들 앞에서는 "너희들이 태어난 건 다 쓸데없는 일이야"라는 식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즉 경계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주위에 없으면 그런 마음을 금방 잊어버리지만, 제 경우는 이웃에 보육원이 있으므로 내내 그렇게 생각.. 더보기
나의 생에 당신의 먼 생을 포개보는 일, 김선재, 이상한 계절, 목성에서의 하루 - 독신자 북클럽,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돌아누울 곳이 없는 밤입니다 모닥불은 꺼지고 부풀어 오르는 구름들이 점점 먼 곳으로 흘러갑니다 찢어진 하늘에 매달린 맨발들을 따라가면 물 위에는 검은 무덤 섬들이 떠내려갑니다 간혹 이름표도 떠오릅니다 버려진 신발에 발을 넣어보는 일은 어제로 조금 다가가보는 일 나의 생에 당신의 먼 생을 포개보는 일 잃어버린 말과 잊지 못할 이름들 사이에 서 있습니다 영영 가지 않는 어제와 오지 않을 내일 사이에서 아직 내게 남은 부위를 확인하는 밤입니다 점점 달은 기울어 발목을 자르고 흘러가는 구름들 우리의 시간은 콕콕 소금을 찍어 먹듯 간결해졌습니다 사실은 그뿐입니다 떠난 적 없는 사람들이 내내 돌아오지 않는 이상한 계절입니다 _김선재,詩 「이상한 계절」 전문 더보기
없어진 건 아니에요. 그냥 덮어 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정미경, 나의 피투성이 연인 - 독신자 북클럽,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가려운 건요? 가려운 건, 뭐랄까요. 가려움이 없어진 건 아니에요. 그냥 약이 그걸 덮어 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_정미경, 「나의 피투성이 연인」 中 더보기
연민이 늘 연대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고종석, 해피패밀리 - 독신자 북클럽,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에게는 세상에 대한 연민이 있다. 꼭 사람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꼭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숨탄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 세상과 숨탄것들에 대한 그의 연민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그에게 자기 연민이 거의 없는 듯하다는 점이다. 때때로 그는 자신을 학대하는 것 같다. 그의 연민은 오로지 그의 몸 바깥으로만 향한다. 그 연민이 늘 연대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마음의 연대는 몰라도 몸의 연대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순수이성이나 판단력은 그의 실천이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니, 그의 실천이성은 그의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격렬한 실천으로까지는 말이다. 그는 늘 자신을 우익이라 여기는 것 같다. _고종석,『해피패밀리』 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