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결혼, 서로를 기만(欺瞞)하는 속에서 (비로소) 생활이 성립! ,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 동네서점 사각공간 결혼의 유일한 매력은 부부가 다같이 기만(欺瞞)하는 생활을 절대로 필요로 한다는 점에 있어. 나는 아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고, 아내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라. 둘이 얼굴을 맞대고 있을 때나 함께 밖에서 식사를 하거나 공작의 집을 방문하곤 할 때도 정면에서는 그지없는 엉터리 이야기를 그야말로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거야. 그런 점에서 아내는 도가 텄어. 나 같은 것은 발밑에도 못 미칠 거야. 아내의 이야기는 시간까지도 제대로 맞지만, 내 쪽은 서투르단 말야. 아내는 내 거짓말을 꿰뚫어보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있어서 골치아픈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거야. 조금은 시끄럽게 만들어주었으면 할 때도 있지만, 아내는 그저 잠자코 내 얼굴을 보고 비웃고 있기만 해. _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더보기
'그런데 이것, 이것이 다른 모든 것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하고 중요하지 않다면..' 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하지만……. 하지만 두 사람이 "다른 것은 모두 이것을 위해서"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었다. 아이들은 생활의 중심이자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없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헤아릴 수 없는 기쁨과 재미와 만족을 안겨줄 수는 있지만, 삶의 원천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도 안 되고. 수전과 매슈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매슈의 일이 '이것'일까?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흥미로운 일이긴 해도, 존재의 이유라고 할 수는 없었다. 매슈는 자신의 일솜씨에 자부심을 느꼈지만, 신문 그 자체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애독하는 신문은 그가 일하는 곳의 신문이 아니라 다른 신문이었다. 그렇다면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일까? 음, 그나마 이 마음이 '이것'에 가장 가깝기는 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