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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고립적인 확신으로 흘러가지 않고 자신의 외계를 감지하고 이에 몰두해 있으므로 사물들은 이러한 관계 속에서 현실적인 보통명사, 고유명사가 될 수 있다, 홍신선, 시집, 우연을 점찍다.. 1 사유의 반사 홍신선.. 『우연을 점 찍다』는 몇 가지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오랜 교단생활을 마감하고 퇴직한 후의 심리적 자장을 품고 있다는 것, 그리고 청년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천착했던 존재론에 대한 사유의 반사(反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왜, 어느 지점에서의 반사인가. 어떠한 반사인가. 우선 다음 시를 보자. 그동안 나는 허공에서 허공을 꺼내듯 시간 속에서 숱한 시간들을 말감고처럼 되질로 퍼내었다 말들을 끝없이 혹사시켰다 (…) 이제 다시 어디에다 무릎 꿇고 환멸의 더 깊은 이마 조아려야 하는가 _「퇴직을 하며」 부분 자신의 작업이 허공에서 허공을 꺼내고 시간 속에서 시간을 꺼내는 행위였다고 토로하는 목소리는 특별히 결곡하게 들린다. 그는 지금까지 허공 속에서 꽃이나 새.. 더보기
나의 어제는.. 나의 청춘은 윤회하러 가버리고.. 김혜순,詩,나의 어제는 윤회하러 가버리고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북클럽 [1인용 사막] 나의 청춘은 윤회하러 가버리고나만 남았다 나랑 놀던 아저씨도 윤회하러 가버리고나만 남았다지난 겨울 폭설이 뒤덮은 지붕들은 윤회하러 가버리고옷 벗은 지붕들만 남았다 흰 면사포, 흰 구두, 흰 축복, 흰 드레스, 흰 귀걸이, 윤회하러 가버리고설거지할 것, 쓸어버릴 것, 닦아줄 것, 문댈 것, 지켜줄 것, 싸매줄 것, 쓸어버릴 것, 꿰매줄 것, 후후 불어줄 것, 안아줄 것, 핥아줄 것이 남았다. 활짝 핀 꽃마다 윤회하러 가버리고바늘로 뚫어놓은 목구멍만 남았다 계단이 20 19 18 17 목이 꺾일 때마다눈물은 17 18 19 20 눈금 위로 차올랐다 온종일 나는 윤회하러 가버리고녹슨 과자 상자에서 툭 떨어진옷 벗은 종이인형처럼소파에 비스듬히 또 나만 남았다에잇, 이것들이 정말 어디 갔어?이것들이 윤회하러 가버.. 더보기
조직/사회에 휘둘리는 것도 사람, 조직/사회를 바꾸고 가꾸는 것 또한 사람!, 에리히 프롬, 존재의 기술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북클럽 [1인용 사막] 어떤 사람이 궁극적으로 자기 삶을 소유 쪽으로 지향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신의 삶을 소유 쪽으로 지향시키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실존과, 자신의 삶의 의미와, 그리고 자신의 생활방식을,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들, 자신이 더 소유할 수 있는 것들에 따라서 결정한다. 이제 소유의,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대상물이 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온갖 유형의 물질적인 것들─자기 소유의 집, 돈, 주식, 미술품, 책, 우표, 동전, 그리고 얼마간은, "수집열"로써 모을 수 있는 다른 것들─이 다 포함된다. (…)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소유 쪽으로 지향시키면, 사실상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람이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더보기
조관우, 겨울이야기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