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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common place

편편이 기억..이거나 그늘..이다, 유종인, 그 밤의 영정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웃고 있다

도무지 나오지 않는 얼굴로 웃고 있다


(…)

혼백이 나뉜 꽃과 얼굴로

당신은


그 밤의 화안한 독거 화실(畵室)처럼

(…)

당신은 마음 없이 웃고

나는 취하면 안 되는데 걱정하며 취해갔다

하룻밤 사이,

우리는 뭔가 서로 다른 나라의 시민이 되어


아침이 와도

밀고 당길 문을 당신은 가지지 못했다

편편이 기억이거나 그늘이다

꽃을 들이밀어도 손으로 받지 않고

(…)

영원도 모르고 영원에 던져진 당신


_유종인,詩 「그 밤의 영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