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한복판에서는 병영 없는 내전이 벌어진다. 모든 것은 하나를 향하여 투쟁하고 하나는 모든 것을 향하여 투쟁한다. 자기 자신에 도취하여 끊임없이 생명체를 탄생시키며 쉼 없이 운동하는 거대한 덩어리! 아이들, 광인들, 현자들, 백치들, 사랑에 빠진 사람들 혹은 고독한 사람들의 입술에서는 이미지들, 말들의 유희, 무로부터 솟아난 표현들이 움튼다. 한순간, 빛을 내거나 불꽃을 튀긴다. 그리고 이윽고 소멸한다. 가연성의 물질로 이루어진 말들은, 상상력이나 환상이 스치자마자 불타오른다. 그러나 말들은 불꽃을 보존하고 있을 수 없다. 일상어는 시를 이루는 물질 혹은 자양분이지만 시는 아니다. (…) 시는 언어를 초월하려는 시도라는 점이다. 반대로 시적 표현들은 일상어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며 인구人口에 회자되는 언어들의 왕복 운동의 결과이다. 시적 표현들은 창조물, 즉 작품이 아니다. 사회적 언어로서의 일상어는 시에 농축되며, 관계를 형성하며 일어선다.
시는 일어선 언어이다.
_옥타비오 파스, 『활과 리라』 中
[言]common p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