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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common place

비밀에 대한 취향, 장 그르니에, 케르겔렌 군도, 섬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혼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설은 도시에 도착하는 공상을 나는 몇번씩이나 해보았었다. 그리하여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아보았으면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하여 말을 한다거나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인다거나, 나의 이름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바로 내가 지닌 것 중에서 그 무엇인가 가장 귀중한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는 생각을 나는 늘 해왔다. (…) 비밀에 대한 취향 (…) 나는 오로지 나만의 삶을 갖는다는 즐거움을 위하여 하찮은 행동들을 숨기곤 한다


_장 그르니에, 「케르겔렌 群島」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