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제는.. 나의 청춘은 윤회하러 가버리고.. 김혜순,詩,나의 어제는 윤회하러 가버리고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북클럽 [1인용 사막]
나의 청춘은 윤회하러 가버리고나만 남았다 나랑 놀던 아저씨도 윤회하러 가버리고나만 남았다지난 겨울 폭설이 뒤덮은 지붕들은 윤회하러 가버리고옷 벗은 지붕들만 남았다 흰 면사포, 흰 구두, 흰 축복, 흰 드레스, 흰 귀걸이, 윤회하러 가버리고설거지할 것, 쓸어버릴 것, 닦아줄 것, 문댈 것, 지켜줄 것, 싸매줄 것, 쓸어버릴 것, 꿰매줄 것, 후후 불어줄 것, 안아줄 것, 핥아줄 것이 남았다. 활짝 핀 꽃마다 윤회하러 가버리고바늘로 뚫어놓은 목구멍만 남았다 계단이 20 19 18 17 목이 꺾일 때마다눈물은 17 18 19 20 눈금 위로 차올랐다 온종일 나는 윤회하러 가버리고녹슨 과자 상자에서 툭 떨어진옷 벗은 종이인형처럼소파에 비스듬히 또 나만 남았다에잇, 이것들이 정말 어디 갔어?이것들이 윤회하러 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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