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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common place/오늘의 날詩

평화는 생사가 갈린 이후 잠시 반짝이는 적막, 김중혁,시,도요새에 관한 명상, 울지도 못했다 - 동네서점 사각공간





먹고살기 어려운 거지만
시베리아에서 뉴질랜드까지
얼굴이 반쪽 되도록 태평양을 세로지르는 도요새
먹고사는 게 최고 존엄 맞지만
멀리 가봐야 노동이고
높이 날아봐야 생계이므로
어지간하면 퍼질러 앉겠구만,


물과 뭍의 경계
드나드는 파도 틈새에서
하품하는 먹잇감을 노리는 도요새
평화는 생사가 갈린 이후 잠시 반짝이는 적막이다


먼 곳에도 다른 세상 없는데
새 대가리 일념으로 태평양을 종단하는 도요새
산다는 건 마지막이므로
살자,
살아보자,
다시 태어나지 않으리니.


_김중식,詩 「도요새에 관한 명상」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