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common place/오늘의 날詩
내 안의 열쇠는 오직 느낌표 하나 만신창이 되어 세상을 열었다, 홍윤숙,시,정답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가름끈
2018. 8. 4. 14:02
세상은 풀 수 없이 흩어진
암호의 숲이었다
나는 그 알 수 없는 숲에 갇혀
흔들리는 하나의 의문부호로 서서
몰아치는 폭풍의 위험을 고작
오십 킬로 미만의 체중으로 버티며
보이지 않는 세상 저편의 미지를 향해
손끝만 스쳐도 속절없이 울리는
악기처럼 울었다
나의 소망은 육법전서의 모범답안으로
인생의 갖가지 검열을 통과하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일어나는 내부의 반란으로
십계의 계명을 파계하며
미망의 골목길을 숨어 다녔다
앞뒤로 쫓아오는 추적의 포위망 속에서도
눈먼 장님으로 타오르던 산불
그 미혹이 그때는 암호의 해답이라 생각했다
이제 와서 누군가 나의 등을 치며 웃는다
<첫번째 단추부터 잘못 끼운 실수다
잘못 푼 암호는 정답이 아니다>고
그러나 나는 항의한다
그 시절 내 안의 열쇠는 오직 느낌표 하나
그 여린 감성 하나로
만신창이되어 세상을 열었다. 누가 뭐래도
내가 푼 실수가 나의 정답이라고
_홍윤숙,詩 「정답正答」 전문

인간적인 높이에 서 있기에..인간성을 망각 않는다,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예찬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독신자 북클럽 (0) |
2018.10.29 |
나의 생에 당신의 먼 생을 포개보는 일, 김선재, 이상한 계절, 목성에서의 하루 - 독신자 북클럽,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0) |
2018.08.30 |
시간, 당신은 나라는 이름의 불쏘시개로 인해 더욱 세차게 불타오릅니다, 진이정,시,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동네서점 사각공간 (0) |
2018.07.28 |
천국을 맛본 자, 맨정신이 싱겁겠으나, 김중식,시,1394 is 주체,울지도 못했다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0) |
2018.07.23 |
평화는 생사가 갈린 이후 잠시 반짝이는 적막, 김중혁,시,도요새에 관한 명상, 울지도 못했다 - 동네서점 사각공간 (0) |
2018.07.23 |
'[言]common place/오늘의 날詩' Related Articles
-
인간적인 높이에 서 있기에..인간성을 망각 않는다,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예찬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독신자 북클럽
-
나의 생에 당신의 먼 생을 포개보는 일, 김선재, 이상한 계절, 목성에서의 하루 - 독신자 북클럽,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
-
시간, 당신은 나라는 이름의 불쏘시개로 인해 더욱 세차게 불타오릅니다, 진이정,시,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동네서점 사각공간
-
천국을 맛본 자, 맨정신이 싱겁겠으나, 김중식,시,1394 is 주체,울지도 못했다 - 동네서점 사각공간(思覺空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