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나는
도덕적인 선입관을 버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낯선 것들은 강한 자임에 분명하다
홀로 서 있는 날이 그런 것처럼
나뭇잎들은 제각각 몸을 뒤집은 다음
낡아빠진 공간을 불러내어
마지막 남은 친절을 나누어 줄 모양이다
바람이 불면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날이 보석처럼 빛난다
악이든 선이든 개의치 않은 시간들도
지난날과는 다른 교묘한 충동을 데리고
이른 새벽 강물 한복판으로 돌아와
살갗이 희도록 제 앞가슴을 문지르고 있다
바람이 불면
나는 내 영혼 바깥에
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_안수환,詩 「내 영혼 바깥에」 전문
[言]common place